Page 73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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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73


                 헤진 미투리는 몇 푼이나 되었는고
                 옛 사찰에 몸 숨기니
                 집안 물건 다 뒤져도 깨진 바리때 하나 없네.

                 성문에 난적이 이르자 큰 짚신 매달아
                 부질없이 성인이라는 이름 얻고
                 자리 함께하며 무너진 기장 일으켜
                 인천의 모든 눈을 봉사로 만들었네.

                 견우 북두를 찌르는 기개 제방을 가볍다 하고
                 죽은 참새를 땅에서 뛰게 하였네
                 모든 기연과 관문을 다 써서
                 결국에 속인 하나 얻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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