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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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오가정종찬 상


            기를 짊어지면 앞쪽밖에 못 본다]!’하였다.스님의 가풍은 준엄하

            여 인가하는 이가 적었으며,뒤에 상서(尙書)진조(陳操)한 사람
            을 지도했을 뿐이다.


               찬하노라.



                 이 놈은 평생 널빤지를 짊어진 놈이라 하여
                 기꺼이 학인을 다른 데로 가게 하니.

                 불조의 명맥을 끊는 데는
                 무딘 칼날 빌리지 않고
                 납승의 눈동자를 바꾸는 데는
                 진흙덩이를 쓸 뿐이었네.

                 임제에게 황벽스님을 찾아보도록 가르친 일은
                 산 뱀을 대통 속으로 집어넣은 격이며
                 운문을 맞아 설봉의 법을 잇게 함은
                 새까만 거북이가 흰 고니의 알을 낳은 꼴이네.

                 5 백 역사가 돌 드는 구절은
                 허공을 냅다 차고 뒤집은 일이며
                 스물네 가지 글씨체를 타파하여
                 주장자로 허공에 점을 찍었네.
                 새로 온 스님을 꾸짖어

                 강서의 썩은 알음알이를 놓으라 소리치고
                 흔적도 없이
                 진나라의 큰 도력찬 내던졌네.

                 조용한 방에서 어머니를 받드올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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