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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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오가정종찬 상




               10.덕산 견성(德山見性)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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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황벽스님,용담(龍潭)스님의 법제자이며 간주(簡
            州)사람으로 속성은 주씨(周氏)다.처음에                   금강경 을 강의하여
            명성이 성도 땅에 으뜸이었으므로 사람들이 ‘주금강(周金剛)’이라

            불렀다.한번은 도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한 터럭에 바다를 삼켜도 바다의 본성은 줄어들지 않고,겨자

            씨를 바늘에 던져도 바늘끝의 예리함은 변함이 없다.배울 것이
            있는지 없는지는 나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스님은 남방에 선종이 매우 성하다는 소문을 듣고 속으로 불
            쾌하게 여기며 말했다.

               “출가자가 천겁 만겁 부처님의 세세한 수행과 몸가짐을 배운다
            해도 성불할 수 없는데,남방에서는 마구니들이 감히 ‘사람 마음
            을 그대로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가 되게 한다[直指人心 見性成
            佛]’하니,그들의 소굴을 파헤치고 씨를 말려 부처의 은혜에 보

            답하리라.”
               드디어     청룡소초(靑龍疏鈔: 금강경 의 주석서)를 짊어지고

            촉(蜀)땅을 떠나 풍양(灃陽)에 도착했다.길가에 떡장수 노파를
            보고서 짐을 내려놓고 떡을 사서 간식으로 먹으려는데 그 노파가
            짐을 가리키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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