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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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오가정종찬 하

                 一人居日下 弗與衆人同



               인종은 이를 보고 크게 기뻐하여 다시 편전(내전)으로 초청하
            여 비단 부채를 하사하고 부채 위에 ‘원적송(元寂頌)’을 써 주었

            다.또한 문답한 시를 써서 내렸는데 모두 17편이나 되었다.


               지화 연간(至和:1054~1055)에 스님은 산중으로 돌아가 노년

            을 쉬도록 해달라고 간청하는 게송을 지어 인종에게 올렸다.


                 6년 동안 왕도에서 조사기연 제창할 제
                 두 차례나 궁전에서 황제 얼굴 뵈었네
                 청산에 은거하려 가는 이때에 어찌 이리 기쁜가
                 상자 가득 황제의 시를 받들고 가기 때문이리라.
                 六載皇都唱祖機 再會金殿奉天威
                 靑山隱去忻何得 滿篋唯將御頌歸



               그러나 인종은 이를 허락하지 않고 게송에 화합하여 달래는
            말을 보냈다.
               “산은 여여(如如)한 본체이거늘 장차 어디로 돌아가려 하시오?

            다시 서울에 머무르며 불법을 일으키소서.”
               스님은 다시 게송을 지어 감사의 뜻을 표하였다.



                 내신이 황제의 명 전하고자 궁궐을 나와
                 다시 신에게 이 선문에 머무르라 하시니
                 청산도 이 못난이를 받아 주려 하지 않는데
                 백발의 몸으로 어찌 나라에 보탬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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