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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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운문종 159
맴돈다.”
“ 보배탑 속에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 하루종일 태평성대의 일을 알지 못하고,죽을 때까지 구름 깊
은 고을에 눌러앉았다.”
“ 최고의 경지에도 다시 일이 있습니까?”
“ 너무나 욕심이 많구나!”
상당했을 때 한 스님이 물었다.
“이 일을 논하자면 마치 두 사람이 바둑을 두는 것과 같으니,
학인이 방장실로 올라와 한 수를 청하리까?”
“ 애초에 진 바둑을 가지고 잘못 두었다느니 잘 두었다느니 하
느냐.”
“ 더 가까이 가는 길은 없습니까?”
스님은 주장자를 한 차례 내려치고 말하였다.
“이 한 점이야 어떻게 하겠는가?”
“ 그렇다면 흑백이 나눠지기 전에는 어떻습니까?”
“ 한 점이면 넉넉하다.”
한 스님이 물었다.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어떻게 앞으로 걸어나가야 합니까?”
“ 험하다.”
“ 그래도 이렇게 가겠다면 어떻게 됩니까?”
“ 산산조각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