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4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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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오가정종찬 하

               그리고는 주장자를 뽑아 들고 말하였다.

               “여기서 깨치고 주장자를 끌고 해상을 활보하다가 운거산(雲居
            山)꼭대기에 이르거든 나를 위해 설봉스님에게 말을 전해 다오.

            쯧쯧!”


               상당하여 말하였다.
               “모든 법은 차별이 없다.운문스님의 호떡,조주스님의 차,황

            학루 앞에서 옥피리 불기,오월 강성(江城)에 매화꽃이 떨어지는
            일,태원(太原)의 부(孚)상좌가 부끄러워한 일,5경(五更)에 나팔소

            리를 듣고 동이 트니 비파를 켜는 일……!”하더니 악!하고 할을
            하였다.



               한 스님이 물었다.
               “옛 법당에 등불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합니까?”

               “ 동쪽 벽에서 서쪽 벽을 친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눈동자는 시방세계에 가로 뻗어 있고 눈썹은 위로는 하늘로

            치솟았으며 아래로는 황천을 뚫었는데,자!말해 보아라.콧구멍은
            어느 곳에 있느냐?”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차(箚)!”하였다.


               찬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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