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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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55
8.투자 의청(投子義靑)선사
/1032~1088
스님의 법명은 의청(義靑)이며,대양스님의 법제자로 청사 이씨
(靑社李氏)자손이다.
처음 백법론(百法論)을 배우다가,“3아승지겁 성불의 길은 멀
고도 먼데 스스로를 고달프게 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하며
탄식하고 낙양으로 들어갔다.그곳에서 화엄경 강의를 듣고 그
뜻을 구슬 꿰듯 통달하였는데,“마음 그대로가 자성이다[卽心自性]
”한 제림(諸林)보살의 게송 구절을 강론하다가 강렬하게 느껴지
는 바 있어 말하였다.
“불법이란 문자를 여읜 것인데 경을 강론한다고 되겠는가?”
그리하여 그곳을 떠나 회성암(會聖巖)으로 부산스님을 찾아가
니,부산스님은 마침 큰 매를 얻어 기르는 꿈을 꾸고서 잠깬 후
길몽이라 하고 있던 차였다.
스님은 그곳에서 3년을 머물렀는데,하루는 부산스님이 물었
다.
“외도가 부처님에게 묻기를 ‘말 있음으로도 묻지 않고 말 없음
으로도 묻지 않는다’하니,세존께서 아무 말씀 없으신 일을 어떻
게 생각하느냐?”
스님이 무어라 말씀드리려 하자 부산스님이 스님의 입을 틀어
막았다.스님은 여기서 깨닫고는 절하고 일어서자 부산스님이 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