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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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61
9.부용 도해(芙蓉道楷)선사
/1042~1118
스님은 투자스님의 법제자로 법명은 도해(道楷)이며,기주 자씨
(沂州雌氏)자손이다.
처음 투자스님을 찾아뵈었을 때 물었다.
“부처와 조사의 말씀은 집에서 늘 밥 먹고 차 마시는 일과 같
은데 그밖에 따로 학인을 위해 하신 말씀은 없었습니까?”
“ 그대가 한번 말해 보아라.나라에 천자가 칙명을 내릴 때 요
순우탕(堯舜禹湯)의 성군을 빌려 말하지 않느냐?”
스님이 무어라 대답하려는데 투자스님이 불자로 스님의 입을
때리면서 말하였다.
“네가 여기 오려고 마음먹었을 때 일찌감치 몽둥이 20대를 때
렸어야 했다.”
스님이 여기서 깨치고 공손히 절한 뒤 떠나려 하자,투자스님
이 말하였다.
“이보게,잠깐 이리 오게나!”
스님이 돌아보지도 않자,“그대가 의심 없는 경지에 이르렀느
냐?”라고 물었으나 스님은 얼른 귀를 막았다.
하루는 투자스님을 모시고 정원을 거니는데 스님에게 주장자
를 건네주며 말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도리에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