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P. 68

68 오가정종찬 하



               10.단하 자순(丹霞子淳)선사
                  /1064~1117





               스님은 부용스님의 법을 이었고 법명은 자순(子淳)이며 검주

            가씨(劍州賈氏)자손이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덕산 선감(德山宣鑑)스님은 ‘우리 종문에는 말과 문자가 없고

            사람들에게 줄 아무 법도 없다’고 하였다.덕산스님의 이 말씀은
            풀 속에 들어가 사람을 찾을 줄만 알았지 자기 몸이 온통 진흙투

            성이인지는 모른 것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한쪽 눈만 가지고 있는
            것이다.나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니 ‘우리 종문에는 말과
            문자가 있는데 금칼로 쪼개도 벌어지지 않으며,깊고 깊은 현묘한

            뜻은 석녀가 밤에 아이를 가졌다’하리라.”



               대중에게 말하였다.
               “승조(僧肇)법사가 ‘하늘과 땅,우주의 사이 그 가운데 보배 하
            나가 있는데 형산(形山)에 감춰져 있다’하였는데,승조법사의 이
            말은 발자국과 자취만을 가리켜 말할 줄 알았지 아직 사람은 보

            여주지 못한 것이다.이 단하가 오늘 우주를 제쳐 열고 형산을 깨
            부수어 여러분에게 꺼내 보일 것이니,눈 있는 자들은 살펴보아

            라.”
               주장자를 한 차례 내려치고 말을 이었다.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