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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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73



               11.진헐 청료(眞歇淸了)선사
                  /1089~1151





               스님의 법명은 청료(淸了)이며,좌현(左縣)사람으로 속성은 옹

            씨(雍氏)다.처음 단하스님을 찾아가 종지를 깨치고 그 후 장로 조
            조(長蘆祖照:1057~1124,운문종 스님)스님을 찾아뵈었다.조조
            스님은 첫눈에 큰그릇임을 알고서 시자로 명하였으며,다음해에는
            설법좌를 나눠 앉게 하였다.얼마 후 조조스님이 노병을 이유로

            물러나 스님에게 주지자리를 잇도록 명하니,학인들은 한결같이
            귀의하였다.

               개당염향(開堂拈香:첫 법문을 하기 전에 향을 올려 자신의 법
            통을 밝히는 의식)때,조조스님은 자신의 가사를 전해 주면서 자
            신에게 향을 올려 주기를 바랐는데,막상 단하 자순스님을 위해

            향을 올리는 것을 보고서 좌우의 시자들에게 그 가사를 빼앗게
            하였다.스님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무명가사를 소매 속에서 꺼내

            입고,마침내 법상에 올라 주장자를 흔들어 보이면서 말하였다.
               “자!보아라.3천대천세계가 온통 뒤흔들리는구나.운문의 문하
            에서라면 그렇다 치겠지만 이곳 설봉(雪峰)문하에서는 어림도 없
            다.”

               그리고 주장자로 한 차례 탁자를 내려치면서 말하였다.
               “3천대천세계가 어디로 갔느냐?알겠느냐!긴 장마비가 내리지

            않으면 어떻게 어린 싹이 파랗게 자라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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