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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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81
백 척 높은 누각 맑은 못에 그림자 잠겼으니
공을 독차지하지 않아도 묘용은 빠짐없이 드러나네.
바람도끼로 다듬은 구슬,성(城)몇 개 값이라
영롱하게 빛나며 흠집 하나 없고
부싯돌 불빛 반짝하며 물가의 물소를 비추니
허응(虛凝)에 한번도 움직이지 않았도다.
푸른 산봉우리 하늘에 높고 흰구름 산골짜기 떨어지니
찾아오는 학인을 맞아 그 스님 눈동자를 멀게 하였고
백조는 노을 속에 사라지고 가을 강물 하늘에 닿는다 하여
사관(死款:사망날인서)을 받들고서 그 사람의 본래면목을 비
웃어 주는데.
태산 화산을 쪼개 보니 모두가 그대의 얼굴이라
황하 근원을 닫았다가 흘려내니
3세의 부처님을 삼키고
죽은 뱀도 살아서 뛰놀게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