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P. 83

제3권 조동종 83

            후에는 스승 없이 스스로를 인가하는 자는 삿된 마구니나 외도이

            다.”
               그리고는 산을 나왔는데,허공에서 “정행산(鄭行山:지감이 머

            무르던 산)육신보살(생불)!”하는 소리가 울려 왔다.장로산(長蘆
            山)에 와서 스님을 찾아 뵙고 인가를 구하자 스님이 그를 허락하
            였다.



               찬하노라.


                 참군(參軍:문관으로서 군막에 참여한 관직)은 빼어나고
                 개봉 땅은 말쑥한데.

                 순임금 풍악에 맞춰 춤추는 일위정(一葦亭)의 아홉 봉황이요
                 오색찬란한 신풍동(新豊洞)의 상서로운 기린이로다.

                 대도(大道)는 텅 빈 곳이어늘
                 사거리에서 부질없이 먼 곳만 바라보고
                 그윽한 도리는 녹아 없어졌으니
                 위음불 세상 밖에 몸을 던져야 좋으리.

                 참다운 증득은 말로 전할 수 없으나
                 말이 천하에 가득해도 입에는 허물이 없으며
                 오묘한 깨침이 어찌 생각으로 미칠까마는
                 생각이 만물을 다하여 근진(根塵)을 끊었도다.

                 어둠 속에 신령한 빛 밝히니
                 밤배엔 아름다운 달을 싣고
                 바깥 기운이 텅 비고 고요한 곳으로 사라지니
                 차가운 바위엔 조각조각 구름이 끊어지도다.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