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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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오가정종찬 하

            대로여서 기봉은 정수리 뒤로 후광을 나누고 지혜는 공겁 이전의

            안목에 계합된다.
               그러므로 옛말에 ‘신풍 땅 가는 길은 험하고 가파르나 신풍 고

            을은 담담하고 기름지다.오를 사람은 올라가되 동요하지 않고 노
            닐 사람은 노닐되 서두르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정자는 있으나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고 수풀에는 보통 나무는
            자라지 않으니 여러 선승들이여,향상일로는 존귀하여 밝히기 어

            렵다.유리궁전 위에서는 존귀하다 일컫지 않으니 비취 주렴 앞에
            서 짝이 되었다.바로 이러한 때에 바늘땀이 땀땀이 이어지듯 참

            다운 종지가 떨어지지 않게 하자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온 머리에 백발을 이고 깊은 산골을 떠나
               한밤중에 구름 뚫고 저자 속으로 들어간다.”

               [滿頭白髮離巖谷 半夜穿雲入市廛]



               스님은 ‘육우도(六牛圖)’에 대해 법문을 하였다.
               첫째,처음으로 선지식의 가르침을 들으면 곧 신심을 일으켜라.
            신심이 싹트면 영원히 도의 근본이 되리라.그러므로 첫 번째 그
            림에는 소머리 위에 흰 점 하나가 찍혀 있다.



                 한 생각 신심이 근본이 되면
                 천생토록 도에 들어가는 인연이 되는데
                 안타깝게도 스스로 각성을 미혹하여
                 가는 곳마다 티끌에 물든다
                 들에 자라는 풀은 계절마다 푸르고
                 미친 듯한 꽃은 나날이 새로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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