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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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125


            게 깨닫는 자기 본성은 허공을 능가하므로 ‘바다에서 물거품 하
            나가 일어나듯 대각에서 허공이 나왔다’고 한 것이다.”



               8.

               또 물었다.
               “‘숲은 베어도 나무는 베지 말라’하였는데 무슨 말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숲은 마음에 나무는 몸에 비유된 것인데,숲으로 설명해야 두
            려운 마음이 생기므로 ‘숲은 베어도 나무는 베지 말라’고 한 것

            이다.”



               9.
               또 물었다.

               “‘말을 하면 표적이 되어 화살을 부른다’하니,말을 하여 표
            적이 되고 나면 근심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근심에 매인 점이

            똑같다면 무엇으로 승속을 구별하겠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화살을 쏘아 도중에 딱 부딪치듯 해야만 한다.만일 어긋난다

            면 반드시 다치는 것이 있을 것이다.골짜기에서 메아리를 찾는
            다면 여러 겁 동안 찾아도 그 모습을 볼 수 없으니 메아리는 입

            가에 있는 것이다.마찬가지로 잘잘못은 찾아와서 묻는 데에 있
            다.귀결점을 묻는다면 도리어 화살을 맞을 것이니,역시 ‘허깨비
            인 줄 알면 허깨비가 아니다’한 말씀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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