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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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마조록․백장록


               삼조(三祖)께서 말씀하시기를,‘현묘한 종지를 모르고 망념을
            가라앉히느라 헛수고하는구나’하셨다.또 ‘보이는 것[物]보는

            것[見]이라 오인한다면 마치 기와 부스러기를 가진 것과 같으니
            무엇에 쓰겠으며,보는 것이 아니라 한다면 목석과 무엇이 다르
            랴’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보는 것이다 아니다 하면 둘 다 잘못이니,이 한 가
            지 예로 모든 것을 견주어 보라.”



               10.

               또 물었다.
               “번뇌와 32상이 본래 없다는데,어떻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부처님 쪽의 일이다.본래 번뇌가 있었다거나 지금 32
            상이 있다는 것은 범부의 생각일 뿐이다.”



               11.

               또 물었다.
               “끝없는 몸을 가진 보살[無邊身菩薩]이 여래의 정수리를 보지

            못한다 하니 어째서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끝이 있다 없다는 견해를 냈기 때문에 여래의 정수리를 보지
            못하였던 것이다.이제 있다 없다 등의 모든 견해가 전혀 없고
            그 견해 없음마저도 없다면 이것을 ‘정수리가 나타난다’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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