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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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마조록․백장록


            면서 오랜만에야 부처를 보는 자,그를 두고 부처 만나기 어렵다
            한다’라고 하였던 것이다.

               문수는 7불의 스승이며 사바세계에서 으뜸가는 보살이라 하기
            도 한다.그러나 나는 부처를 보노라 나는 법을 듣노라 하는 근
            거 없는 생각을 내어 부처님에게 위신력을 받고 두 철위산(鐵圍

            山)으로 떨어졌던 것이다.알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다만 모든
            학인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주고,후학들이 이러한 생각을 내지

            않도록 하였던 것이다.그러므로 있다 없다 하는 등의 모든 법과
            견해가 없이 낱낱이 3구(三句)밖으로 뚫고 지나면 이를 ‘보배 여
            의주’라 하며,‘보배 꽃으로 발꿈치를 받쳐든다’하는 것이다.

               부처다 법이다 하는 견해를 내는 것은 유․무 등으로 보는 것
            이니 이것을 두고 ‘눈 병난 눈으로 사물을 본다’고 하며,‘봄에

            매임[見纏]’,‘봄에 덮임[見蓋]’또는 봄의 재앙[見蘖]이라고도 한
            다.
               이제 생각생각 모든 견문각지(見聞覺知)와 모든 티끌 때를 다

            없앤다면 한 티끌 한 색이 온통 한 부처이며 한 생각 일으켰다
            하면 그대로 한 부처인데,3세 5음(三世五陰)의 생각생각이라면
            그 숫자를 뉘라서 헤아리겠는가.이것을 ‘허공을 가득 메운 부처’

            라 하며,‘불신을 나툰다’,‘보배탑을 나툰다’하니,그러므로 항
            상 찬탄하는 것이다.

               지금 연명하는 것을 보면 쌀 한 톨과 한 포기 채소에 의지한
            다.먹지 못하면 굶어 죽고,물을 마시지 못하면 목말라 죽으며,
            불을 쬐지 못하면 추워서 죽고,하루라도 없으면 살지 못한다.하

            루쯤 없다 해도 죽지는 않으나 4대(四大)에 붙들려 여여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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