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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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마조록․백장록


               부처라는 견해를 지어내 볼 것이나 구할 것,집착할 것이 있다
            하면 ‘희론의 똥’이라 하며,‘거친 말’,‘죽은 말’이라 한다.마치

            ‘큰 바다는 죽은 시체를 가만두지 않는다’한 말과도 같다.부질
            없이 지껄이는 말을 ‘희론’이라 하는 것이 아니라,말하는 사람이
            청․탁을 분별하면 그것을 ‘희론’이라 한다.

               경전에서는 모두 스물 한 가지 공(空)으로 중생의 티끌 번뇌를
            닦아 없애 준다고 한다.또한 사문이 재계(齋戒)를 지키고,인욕과

            화합을 닦으며 자비희사(慈悲喜捨)하고 일상적인 마음을 갖는 것
            은 승가의 법도이다.이런 식으로 이해한다면 완전히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는 것이다.그러나 탐착으로 의지하는 것만은 인

            정할 수 없다.부처나 보리 등의 법을 얻고자 하는 자는 손을 불
            에 갖다 대는 짓이다.

               문수보살은 ‘부처다 법이다 하는 견해를 일으키기만 하면 자
            기를 다치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그러므로 문수보살은 부처님
            앞에서 칼을 빼어들었고,앙굴마라는 부처님에게 칼을 들이댔던

            것이다.저 ‘보살은 5무간업(五無間業)을 지어도 무간 지옥에 들어
            가지 않는다’고 한 말씀과도 같다.그들 보살은 원통(圓通)으로 빈
            틈없으니 5역죄(五逆罪)로 빈틈없는 중생의 그것과는 다르다.

               파순으로부터 부처에 이르기까지 모두 기름때이다.털끝만큼
            이라도 의지하여 집착하면 ‘이승의 도’라 하는데 하물며 나는 할

            수 있다,나는 이해한다 하며 논쟁하고 승부를 다투는 경우이겠
            는가.이들은 논쟁승(論諍僧)이지 무위승(無爲僧)은 아니다.있다
            없다 하는 모든 법에 탐착하여 물들지 않으면 이를 남이 없음[無

            生]이라 하며,바른 믿음[正信]이라고도 한다.일체법을 믿고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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