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P. 136

136 마조록․백장록


            없어지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으며[不斷不常],오지도 않고 가지
            도 않는다[不來不去].살아 있는 말[生語句]이며,틀을 벗어난 말

            [出轍語句]로서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으며,부처도 아니고 중
            생도 아니니 다 이와 같다.
               온다 간다,단멸이다 영원하다,부처다 중생이다 하는 것은 죽

            은 말이다.두루하다 두루하지 않다,같다 다르다,단멸이다 항상
            하다 하는 등은 외도의 설이다.반야바라밀은 자기 불성인데 마

            하연(摩訶衍)이라고도 한다.마하(摩訶)는 크다는 뜻이고,연(衍)은
            수레[乘]라는 의미다.그렇다고 자기의 지각(知覺)을 지켜 머무르
            면 또한 자연외도(自然外道)가 되니 지킬 필요가 없다.지금의 비

            추어 깨달음[鑑覺]은 따로 부처를 구할 것이 없다.따로 구한다면
            인연외도(因緣外道)에 떨어진다.

               이 땅의 초조(初祖)께서는 ‘마음에 옳다고 여기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그르다 할 것도 있게 된다’고 하셨다.어떤 것을 귀중하게
            여기면 그것에 혹하게 되니,믿으면 믿는 데 혹하고 믿지 않으면

            비방을 이룬다.그러므로 귀하다 귀하지 않다 하지 말고,믿는다
            믿지 않는다 하지도 말라.
               부처님은 무위(無爲)도 아니다.무위가 아니라 해서 허공과 같

            은 적막함도 아니다.또한 부처님은 허공같이 큰 몸을 가진 중생
            [大身衆生]으로서 비추어 깨달음이 많다.비록 많다고는 하나 그

            비추어 깨달음은 청정하여 탐내고 성내는 귀신이 그를 붙들지 못
            한다.
               부처님은 온갖 번뇌를 벗어난 분으로 털끝만큼의 애욕과 집착

            이 없으며,애욕과 집착이 없다는 생각마저도 없으니,이를 6도만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