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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135


            하면 ‘믿음을 갖추지 못했다’하며,‘믿음이 완전하지 못하다’,
            ‘치우쳐서 고르게 믿지 못한다’고 한다.그러므로 이를 일천제(一

            闡提:성불할 종자가 없는 중생)라고 이름한다.
               이제 단박에 깨치려 하는가.사람[人]과 법(法)을 동시에 딱 끊
            어 비우고[空],3구(三句)밖으로 꿰뚫어야 하니,그것을 ‘온갖 테

            두리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여기서 ‘사람’이란 믿음이며,
            ‘법’이란 계율․보시․지혜[聞慧]등이다.보살은 차마 성불하지

            도 않고 차마 중생이 되지도 않으며,차마 계율을 지니지도 않고
            차마 파계를 하지도 않는다.그러므로 ‘지키지도 않고 범하지도
            않는다’고 하였던 것이다.

               지(智)는 흐리고 관조[照]는 맑으며,혜(慧)는 맑고,식(識)은 탁
            하다.부처로 말하자면 관조하는 지혜[照慧]라고 하며,보살이면

            지(智)라 하고,이승과 중생 쪽으로 치면 식(識)또는 번뇌라고 한
            다.
               부처 쪽에서 보면 결과 속에 원인을 말한다 하고 중생 쪽에서

            보면 원인 속에 결과를 말한다고 한다.부처에게 있어서는 법륜
            을 굴린다[轉法輪]하고,중생에게 있어서는 법륜이 구른다[法輪
            轉]하며,보살에 있어서는 영락장엄구(瓔珞莊嚴具)라 하고,중생

            에게 있어서는 오음총림(五陰叢林)이라 한다.
               부처에게 있어서는 본지무명(本地無明)이라 하는데,이는 무명

            의 밝음[無明明]이다.그러므로 ‘무명이 도의 바탕이 된다’하였으
            니,어둡게 가려진 중생의 무명과는 다르다.저것[彼]은 객관이고
            이것[此]은 주관이며,저것은 들리는 것[所聞]이고 이것은 듣는 것

            [能聞]이다.그것은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不一不異],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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