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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139


            없으므로 천안(天眼)으로 볼 것도 아니다.모습을 떠났으므로 혜
            안(慧眼)으로도 볼 수 없고,모든 행(行)을 떠났으므로 법안(法眼)

            으로 볼 것도 아니며,모든 식(識)을 떠났으므로 불안(佛眼)으로
            볼 것도 아니다.이러한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을 부처의 생각[佛
            見]이라고 한다.색(色)은 색이나 형색(形色)이 아님을 진색(眞色)

            이라 하며,공(空)은 공이나 창공[太虛]이 아님을 진공(眞空)이라
            하니,색과 공 역시 약과 병 같아서 서로를 다스린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법계관(法界觀)에서는 ‘색(色)에 즉(卽)했다느니 색에
            즉하지 않았다느니 할 수 없으며,공(空)에 즉했다느니 공에 즉하
            지 않았다느니 할 수도 없다’라고 하였다.

               눈․귀․코․혀․몸․의식에 모든 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을 ‘제7지(第七地)에 전변해 들어간다’고 한다.7지(七地)보살은 칠

            지에서 물러나지 않고 위로 3지(三地)를 올라[向上]간다.보살의
            심지(心地)는 명백(明白)하여 쉽게 오염되어 불이라고 말만 해도
            바로 탄다.

               색계(色界)에서 올라가면 보시가 병이고 간탐(慳貪)이 약이며,
            색계에서 내려가면 간탐이 병이고 보시가 약이 된다.
               유작계(有作戒)란 세간법을 끊는 것이며,다만 몸과 손으로 조

            작하지 않아 허물이 없으면 이를 무작계(無作戒)라 하며,또는 무
            표계(無表戒),무루계(無漏戒)라 하기도 한다.그러니 마음을 움찔

            했다[擧心動念]하면 모조리 파계(破戒)라 하는 것이다.이제 있다
            없다 하는 모든 경계에 혹하지 않고 혹하지 않는 데에 머무르지
            도 않으며,머무르지 않는다는 생각도 없으면 그것을 ‘빠짐없이

            배우고 부지런히 생각[護念]하며 널리 유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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