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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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마조록․백장록


            길을 가는 후진들이 그 단계에 계합하므로 ‘기약을 준다’고 할
            뿐이다.

               무명(無明)은 아버지이고 탐애(貪愛)는 어머니이며,자기는 병
            이면서 동시에 약이다.자기라는 칼로 다시 자기 무명과 탐애라
            는 부모를 죽이므로 ‘부모를 살해한다’고 했던 것이다.한마디 말

            은 일체법을 부순다는 말과 같다.때 아닌 때에 밥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있다 없다 하는 등의 모든 법은 때 아닌 밥이며,나

            쁜 음식이며 보배 그릇에 담긴 더러운 음식이다.또한 파계이며,
            더러운 그릇이며,잡스러운 음식이다.
               부처님은 구함이 없는 사람이니 있다 없다는 등의 모든 법을

            탐하여 소유하거나 조작하면 모두가 위배되는 것으로 도리어 부
            처님을 비방하는 것이다.이렇게 탐하고 물들면 그것을 모조리

            ‘수수(授手)’라고 이름한다.
               탐내거나 물들지 않고,탐내거나 물들지 않음에도 머무르지 않
            으며,머무르지 않는다는 생각조차도 없으면 반야화(般若火)라 한

            다.이것은 손가락을 태우고 신명을 아끼지 않으며,사지를 마디
            마디 찢고,세간을 벗어나며 저 세계에서 이 세계를 다스리는 것
            이다.

               오장육부에 12분교와 유․무 등 모든 법을 털끝만큼이라도 남
            겨 두었다면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그러므로 구하고

            얻을 것이 있어 마음을 내고 생각을 움직였다 하면 여우라고 한
            다.이제 오장육부에 아무 구할 것도 얻을 것도 없다면 대시주(大
            施主)이며 사자후이다.이 사람은 또한 얻을 것이 없는 거기에 머

            무르지도 않고 머무르지 않는다는 생각마저도 없으니 육절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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