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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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마조록․백장록


            것마저도 없으면 이를 매임을 없앴다[滅結],또는 진여(眞如),체
            여(體如)라 한다.

               부처를 구하고 보리를 구하는 것을 현신의(現身意)라 하니,조
            금이라도 구하는 마음이 있다면 모조리 현신의라 한다.그러므로
            ‘보리를 구함이 훌륭한 구함이긴 하나 티끌[塵累]을 더할 뿐이다’

            하였다.부처를 구하면 부처 대중이며,유․무 등 모든 법을 구하
            면 중생 대중인데 이제 비추어 깨달음으로 유․무 등 모든 법에

            머무르지 않으면 대중의 테두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소리․냄새․맛․촉감․법 등을 낱낱이 좋아하지 않고,그 모
            든 경계를 탐착하지 않아서 십구(十句)의 탁한 마음이 없기만 하

            면 요인성불(了因成佛)*이며,글[文句]을 배워 깨닫고자 하는 자는
                                 4 )
            연인성불(緣因成佛)이라 한다.

               부처님을 보고 부처님을 안다 하면 옳지만 부처님에게 보고
            알고 하는 지견이 있다 하면 되려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다.부
            처가 알고 부처가 보고 부처가 듣고 부처가 설명한다면 안 된다.

            이것은 불[火]을 본다 하면 옳겠지만 불이 본다 할 수는 없고,칼
            로 물건을 벤다 하면 옳겠지만 물건이 칼을 벤다 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부처를 안다는 사람,부처를 보았다는 사람,부처를

            설명하는 사람은 항하수 모래알 같으나,부처의 앎,부처의 봄,
            부처의 들음,부처의 말씀은 만에 하나도 없다.이들은 자신에게

            눈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의지하여 눈을 삼을 뿐이다.경전
            에서는 이를 추론[比量智]이라고 부르는데,지금 부처의 지해[知


            *이치를 바로 비추어 부처가 되는 것을 요인성불이라 하는 것에 비해 여러 가
              지 수행하는 연(緣)을 빌려 부처가 되는 것을 연인성불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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