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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149
무엇보다도 두 눈을 갖추고 양쪽 일을 관조해 내야[照破]하
며,한쪽 눈만 가지고 한쪽으로만 가서는 안 되니,그러면 저쪽
어디에 가게 될 것이다.공덕천(功德天)과 흑암녀(黑暗女)는 늘 같
이 다니는데 지혜 있는 주인은 둘 다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음을 허공같이 하고 배워야만 비로소 이룰 것이 있다.
인도의 첫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설산(雪山)은 큰 열반에 비
유된다’하셨고,이 땅의 초조(初祖)께서는 ‘마음마다 목석같이 하
라’하셨다.
삼조(三祖)께서는 ‘우뚝하게 인연을 잊는다’하셨고,조계(曹溪)
스님께서는 ‘선이고 악이고 전혀 생각하지 말라’하셨으며,스승
[先師:마조]께서는 ‘길 잃은 사람이 방향을 못 가리는 것과도 같
다’하셨다.
또한 조공(肇公)은 ‘지혜와 총명을 막아 버리고 홀로 깨달아
그윽하고 그윽한 자이라’하셨으며,문수는 ‘마음은 허공 같아서
예배․공경으로 볼 바가 아니며,심오한 수다라(修多羅)는 듣지도
못하고 수지(受持)하지도 못한다’하셨다.
이제 있다 없다 하는 모든 법을 전혀 보지도 듣지도 말고 육
근(六根)을 막아라.이렇게 공부하고 이렇게 경전을 지녀야 비로
소 수행할 자격이 있다 하겠다.이 말은 귀에 거슬리고 입에 쓸
것이다.이 가운데서 이처럼 할 수만 있다면 다음 생 다음다음
생에 나서는 부처 없는 큰 도량에 앉아서 평등하고 바른 깨달음
이루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악을 선으로 바꾸고 선을 악으로 바꿔 악법으로 10지보살을
교화하고 선법으로 지옥․아귀를 교화한다.밝은 곳에서는 밝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