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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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임제록․법안록
그대들 제방에서는 ‘닦을 것도 있고 깨칠 것도 있다’고 하는
데 착각하지 말라.설령 닦아 깨친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가
생사의 업이다.그대들은 6도만행을 빠짐없이 닦는다고 말하나
내가 보기에는 모두가 업을 짓는 것이다.그러므로 부처를 구하
고 법을 구하는 것은 지옥의 업을 짓는 것이고,보살을 구하는
것도 업을 짓는 것이며,경을 보고 논을 보는 것 역시 업을 짓
는 것이다.그러나 부처와 조사는 일 없는 사람이니,그러므로
유루유위(有漏有爲)와 무루무위(無漏無爲)가 청정한 업이다.
儞諸方 에 言道 호대 有修有證 이라 하니 莫錯 하라 設有修得者 라도 皆
是生死業 이며 儞言六度萬行 을 齊修라 하나 我見皆是造業이니라
求佛求法 은 卽是造地獄業이라 求菩薩 도 亦是造業이요 看經看敎
도 亦是造業 이니 佛與祖師 는 是無事人 이라 所以 로 有漏有爲 와
無漏無爲 가 爲淸淨業 이니라
어떤 눈먼 중들은 배불리 먹고는 좌선하여 관법을 닦는다고
한다.그들은 생각이 새나가는 것을 꽉 붙들어 달아나지 못하게
하면서 시끄러운 것은 싫어하고 조용한 것만을 찾는데 그것은
외도법이다.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너희가 만약 <마음에 머
물러 고요함을 보고,마음을 일으켜 밖으로 관조하며,마음을 가
다듬어 안으로 맑히며,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정(定)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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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이러한 무리들은 모두가 조작을 하는 것이다’고 하셨다.지
*주심간정 거심외조 섭심내징 응심입정(住心看靜 擧心外照 攝心內澄 凝心入
定):이 네 구절은 북종(北宗)신수계(神秀系)에서 학인을 가르치는 표어로서
하택(荷澤)스님이 인용하여 북종을 공박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