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P. 73
임제록 73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 중들은 동쪽 서쪽을 구분하며,갠 날
비오는 날을 좋아하며 등롱(燈籠)과 노주(露柱)를 좋아하는데,보
아라!눈썹털이 몇 개나 남아 있느냐?이러한 일에는 기연이 갖
추어져 있음에도 학인은 알지 못하고서 미쳐 버린다.이런 무리
들은 모조리 여우 혼령이 씌운 도깨비들이니,저 훌륭한 학인들
에게 ‘이 눈먼 중아!온 천하 사람들을 어지럽게 만드는구나’하
며 비웃는 말을 듣게 된다.
有一般不識好惡禿奴하야 卽指東劃西하며 好晴好雨하며 好燈籠
露柱 하나니 儞看 하라 眉毛有幾莖고 這箇具機緣 에 學人 이 不會 하고
便卽心狂 이라 如是之流 에 總是野狐精魅魍魎 이니 被他好學人 의
嗌嗌微笑 하야 言瞎老禿奴 여 惑亂他天下人 이로다
도 배우는 이들이여!출가한 사람은 무엇보다도 도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내 경우 지난날 계율에 마음을 두기도 하였고,
경론을 연구하기도 하다가,나중에서야 그것들이 세간을 구제하
는 약이며 설명하는 말씀인 줄을 알고,마침내 몽땅 버리고 도
인을 찾아가 참선을 하였다.그런 뒤에 큰 선지식을 만나 뵙고
나서야 도를 보는 안목이 분명해져서,비로소 천하의 노스님들
이 삿된지 바른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그것은 어머니에게서 태
어나면서부터 알고 나온 것이 아니라 몸소 궁구하고 갈고 닦아
하루아침에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
道流 야 出家兒 는 且要學道 니라 祇如山僧 은 往日 에 曾向毘尼中
留心 하고 亦曾於經論尋討라가 後方知是濟世藥이며 表顯之說 이라
遂乃一時抛却 하고 卽訪道參禪 하니라 後遇大善知識 하야 方乃道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