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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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임제록․법안록
도 배우는 이들이여!대장부가 더 무엇을 의심하느냐?또한
눈앞에서 작용하는 것은 누구냐?잡히는 대로 쓰면 될 뿐 이름
붙이지 말 것이니,그것을 깊은 뜻[玄旨]이라 한다.이렇게 볼
수 있다면 꺼려할 법이란 없다.옛사람이 말하였다.
만 가지 경계 따라 변하는 마음이여!
변하는 그 경계 참으로 그윽하여라
생사를 따라 성품을 깨달으니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도다.
道流 야 大丈夫漢 이 更疑箇什麽 며 目前用處 가 更是阿誰오 把得
便用 하야 莫著名字 를 號爲玄旨니 與麽見得하면 勿嫌底法이니라
古人 이 云,心隨萬境轉 이여 轉處實能幽 라 隨流認得性 하니 無喜
亦無憂 로다
도 배우는 이들이여!선종의 견해로는 삶과 죽음이 돌고 도
나니,참선하는 사람들은 매우 자세히 살펴야 한다.
주인과 객이 만났을 때 곧 말들이 왔다 갔다 하다가 혹은 사
물에 맞게 모습을 나투기도 하고,혹은 온몸으로 작용하기도 하
며,혹은 기연과 방편으로 짐짓 기뻐하거나 성내기도 하며,혹은
몸을 반만큼 나타내 보이기도 하며,혹은 사자를 타기도 하고
코끼리를 타기도 하는 것이다.만약 진정한 학인이 대뜸 악!고
함을 치고는 먼저 끈적끈적한 아교(阿膠)단지를 내놓으면 선지
식은 그것이 경계인 줄 분별하지 못하고 그 경계 위에 올라 조
작을 한다.학인이 악!하고 고함을 치면 앞의 선지식은 이를 놓
아버리려고 하지 않는다.이것은 의사도 못 고치는 고질병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