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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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록 75
라붙어 사는 대나무 정령들이며 둔갑한 여우로서 똥덩이 위에
달라붙어 어지럽게 빨아대는구나.
눈먼 놈들아!저 시방 신도들의 시주물을 마구 쓰면서 ‘나는
출가한 사람이다’하고는 이와 같은 견해들을 내고 있구나.내
그대들에게 말한다.부처도 없고 법도 없으며 닦을 것도 깨칠
것도 없는데,어쩌면 그렇게들 바깥으로만 찾으려 하느냐.눈먼
놈들아!머리 위에 또 머리를 얹으니,너희에게 부족한 것이 무
엇이냐?
如諸方學道流 는 未有不依物出來底 라 山僧向此間 은 從頭打 하야
手上出來 하면 手上打하고 口裏出來하면 口裏打 하고 眼裏出來하면
眼裏打하나니 未有一箇獨脫出來底 요 皆是上他古人閑機境이니라
山僧 은 無一法與人 이요 祇是治病解縛 이니 儞諸方道流 는 試不依
物出來 하라 我要共儞商量 이라 十年五歲 토록 並無一人 하고 皆是依
艸附葉竹木精靈 과 野狐精魅 니 向一切糞塊上亂咬 로다 瞎漢 이여
枉消他十方信施 하고 道我是出家兒 라 하야 作如是見解 니라 向儞
道 無佛無法 하며 無修無證하나니 祇與麽傍家 에 擬求什麽物고 瞎
漢아 頭上安頭 에 是儞欠少什麽 오
도 배우는 이들이여!눈앞에 작용하는 이놈이 바로 조사나
부처와 다르지 않은데,그대들은 믿지 않고 밖에서 찾는다.착각
하지 말라.밖에도 법은 없으며,안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대들은 내 말을 듣느니 아무 일 없이 가서 쉬는 편이 낫다.
이미 일어난 것은 계속하지 말고,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은 일
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면 그것이 10년 행각해 온 것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