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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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임제록․법안록
그것이 허깨비로 변화한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대덕들이여!밖으로는 소리 내어 말을 하고,안으로는 마음먹
은 것을 표현하며 생각으로 인하여 생각이 생기니 모두가 옷들
인 셈이다.그대들이 그렇게 걸친 옷을 실다운 견해라고 인정한
다면,티끌 겁을 지난다 하더라도 옷만을 알았을 뿐이므로 3계
에 돌고 돌며[循環]생사에 윤회하게 되니,차라리 아무 일 없느
니만 못하다.만나도 알아보지 못하고 함께 이야기를 해도 이름
을 모른다.
大德 아 儞莫認衣 하라 衣不能動 이요 人能著衣 하나니 有箇淸淨衣 하
며 有箇無生衣와 菩提衣와 涅槃衣하며 有祖衣 有佛衣 니라 大德
아 但有聲名文句하야 皆悉是衣變 이라 從臍輪氣海中鼓激 하야 牙
齒敲磕 하야 成其句義 니 明知是幻化 니라 大德 아 外發聲語業 하며
內表心所法 하고 以思有念 은 皆悉是衣 니 儞祇麽認他著底衣爲實
解 하면 縱經塵劫 하야도 祇是衣通 이라 三界循環 하야 輪廻生死 니라
不如無事 하야 相逢不相識 하고 共語不知名 이로다
오늘날 학인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대개가 명칭을 견해로
보기 때문이다.큰 책자 위에다 죽은 노장들의 말을 베껴 가지
고 남이 보지 못하도록 세겹 네겹 보자기에 싸 놓고는 그것을
‘오묘한 이치’라고 하면서 애지중지하는데,크게 잘못된 일이다.
바보들아!말라빠진 뼈다귀 위에서 무슨 국물을 찾고 있느냐.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 어떤 작자들은 경전을 자기 나름대로
이리저리 따져 의미를 만들어낸다.이는 마치 똥덩이를 머금었
다가 다시 뱉어서 다른 사람에게 먹여주는 것과도 같고,속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