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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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록 87


            이 귓속말로 비밀 전하는 것과 같다.이렇게 일생을 헛보내면서
            도 ‘나는 출가한 사람이다’라고 떠벌리나 다른 사람에게서 불법

            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입 다물고 한마디 말도 없으니,눈은 새
            까만 굴뚝 같고 입은 서까래를 건듯 꽉 다무는 것이다.이와 같
            은 무리들은 미륵부처님이 나온다 하더라도 저 다른 세계로 쫓

            겨나서 지옥에 떨어져 갖은 고초를 받을 것이다.
               今時學人 이 不得은 蓋爲認名字爲解 니라 大策子上 에 抄死老漢

               語 하야 三重五重 으로 複子裏 하야 不敎人見 하고 道是玄旨 라 하야 以
               爲保重 하나니 大錯 이로다 瞎屢生 이여 儞向枯骨上 하야 覓什麽汁 고

               有一般不識好惡 하야 向敎中 하야 取意度商量 하야 成於句義 하나니
               如把屎塊子 하야 向口裏含了 라가 吐過與別人 하며 猶如俗人 이 打

               傳口令相似하야 一生 을 虛過로다 也道我出家 라 하나 被他問著佛
               法하면 便卽杜口無詞하야 眼似漆突하며 口如楄擔하니라 如此之類

               는 逢彌勒出世 호대 移置他方世界 하야 寄地獄受苦 니라


               대덕들이여!그대들은 부산하게 제방을 쏘다니며 무엇을 구
            한다고 발바닥이 판때기가 되도록 밟고 다니느냐?구할 부처도

            없고,이룰 도도 없으며,얻을 법도 없다.밖으로 모양 있는 부
            처를 구한다면 그대들과는 닮지 않은 것이다.그대들의 본래 마
            음을 알고자 하는가?함께 있는 것도 아니고 떠나 있는 것도 아

            니다.
               도 배우는 이들이여!참 부처는 형상이 없고,참 도는 바탕이

            없으며,참 법은 모양이 없다.이 세 법이 섞여 한 곳에 융화한
            것이니,이를 알지 못하는 자를 망망한 업식중생(業識衆生)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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