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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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위앙록
“위산스님께서 ‘일체 중생은 모두가 불성이 없다’라고 말씀
하셨는데 분명히 그분에게 어떤 도(道)가 있었구나.”
그리고는 그 스님 또한 위산으로 되돌아와서 오랫동안 법석
(法席)을 떠나지 않았다.
13.
염관스님의 회상에 있던 몇 사람이 위산에 찾아와서는 승복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하루는 그 스님들과 함께 서쪽 들판에서
볏단을 나르게 되었는데,스님이 고갯마루에 이르러 볏단을 내
려놓자 뒤따르던 십여 명도 거기다가 볏단을 내려놓았다.그러
자 스님은 볏단을 일으켜 세워 걸머지고는 여러 스님들을 한 바
퀴 빙 돌더니 말하였다.
“있느냐,있어?”
모두 대꾸가 없자 스님은 “사람을 속였군”하고는 볏단을 걸
머지고 휙 가버렸다.
14.
위산스님께서 스님과 함께 소를 치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가운데도 보살이 있을까?”
“ 있습니다.”
“ 어디에서 보았느냐?보았다면 어디 있는지 가리켜 보아라.”
“ 그러면 스님께서는 보살이 없는 곳이 어디라고 생각하시는
지 지적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