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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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19
도할 만한 바른 인식을 가진 대선지식의 말씀이다.”
10.
스님이 누워 있다가 미륵국토의 내원중당(內院衆堂)으로 들어
가는 꿈을 꾸었다.자리가 다 찼는데 오로지 두 번째 자리가 비
어 있어 그 자리로 가니 한 존자(尊者)가 백추(白槌:선방에서
개당할 적에 추를 쳐서 대중에게 알리는 것)를 치면서 말하였다.
“지금 두 번째 자리에서 설법하시오.”
앙산스님은 자리에서 백추를 치면서 말하였다.
“대승의 가르침[摩訶衍法]은 4구(四句)를 여의고 100비(百非)
가 끊겼다.자세히 잘 들으라!”
스님의 이 말을 듣고는 대중이 모두 흩어져 버렸다.
잠에서 깨어나 위산스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렸더니 “그대는
이미 성인의 경지[聖位]에 들어갔군”하자 스님은 바로 절을 올
렸다.
위산 수(潙山秀)스님은 말하였다.
“그저 문장대로만 의미를 이해한다 해도 의미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홀연히 미륵의 회상에서 눈 밝은 납자[作者]가 있어,대승
법을 말하는 앙산스님을 보고 대번에 ‘입 닥쳐!’한다면 스님의
잠꼬대를 그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후인들이 꿈
속에서 꿈 이야기 하는 것을 면하게 하였으리라.”
낭야 혜각(瑯王耶慧覺)스님은 말하였다.
“말해 보라.성중(聖衆)들이 앙산스님을 긍정해야 할지,아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