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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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21
염관스님의 회상에 있던 두 스님이 위산스님께 가서 따져 보
겠다고 하였다.그런데 위산에 도착하여 위산스님의 설법[擧揚]
을 들었으나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그런데도 업신여기며
오만한 태도를 보이다가,하루는 스님(앙산)과 대화를 하게 되었
다.이때에 그 스님이 스님에게 말하였다.
“사형(師兄)께서는 부지런히 배우셔야 합니다.불법을 쉽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러자 앙산스님이 바로 동그라미[○]를 그려 손으로 들어
보이고는 뒤로 던져 버리더니 이어서 두 손을 편 채 그 두 스님
에게 다가가서는 동그라미를 찾았다.그 두 스님이 모두 어찌할
바를 모르자 스님은 말하였다.
“형씨들[염관의 두 스님]께서는 부지런히 배우셔야 합니다.
불법을 쉽다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바로 일어나서 가버렸다.
그 뒤에 이 두 스님은 다시 염관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돌아
가던 중,한 30리쯤 가서 한 스님에게 갑자기 깨달음이 일어났
다.그리하여 그 스님이 말하였다.
“위산스님께서 ‘일체 중생은 모두가 불성이 없다’라고 하신
말씀은 믿어도 결코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
다.”
이렇게 말하고는 위산으로 다시 되돌아가 버렸다.남은 한
스님은 계속하여 앞으로 몇 리를 더 가다가 물을 건너게 되었는
데 그때 갑자기 깨치게 되었다.그리하여 스스로 탄식하며 말하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