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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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23


               그러자 위산스님은 그만두셨다.



               15.

               스님이 위산스님께 과일을 올리자 받으시더니 말씀하셨다.
               “어디서 났느냐?”

               “ 집 뜰에서 났습니다.”
               “ 먹을 만하더냐?”
               “ 감히 맛보지 못하고 먼저 스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 누구 것인데?”
               “ 저,혜적의 것입니다.”

               “ 그대의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나더러 먼저 맛보라고 하는
            가?”
               “ 스님은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맛보십시오.”

               그러자 위산스님이 맛을 보고는 “시고 떫구나”하자 “시고
            떫은 것은 반드시 스스로가 알아야 합니다”하였다.

               그러자 위산스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6.

               스님이 여름 결제 끝에 위산스님께 문안을 드렸더니 위산스
            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한여름 내내 문안하러 올라오지 않더니,아래 있으

            면서 무슨 일을 하였는가?”
               “ 제가 아래에 있으면서 한 뙈기 새 밭을 매다가 종자 한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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