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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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위앙록
“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겠습니다.”
“ 어째서지?”
“ 너무 직설적이기 때문입니다.”
“ 하잘것없는 법문을 혜적이 일시에 밀쳐 버리는군.”
“ 밀쳐 버리다니,어떻게요?”
위산스님은 선상을 세 번 내리치셨다.
20.
스님이 왕망산(王莽山)에 머무르다가 부모님을 뵈러 가려는데
위산스님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이미 선지식이라고 불리니 제방에서 온 사람들이 무
엇을 아는지 모르는지,그들에게 스승이 있는지 없는지,또는 교
학승인지 선승인지를 어떻게 가려내는지 나에게 말해 보게나.”
스님이 대답하였다.
“제게는 그것을 시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제방의 선객이
찾아오면 대뜸 불자(拂子)를 치켜세우고 그에게 ‘제방에서도 이
것을 말하더냐?’라고 묻습니다.그리고 나서 또 묻기를,‘이것은
우선 그만두더라도 제방 노숙(老宿)들의 생각은 어떠하던가?’라
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는 위산스님께서 탄복하여 말씀하셨다.
“이는 예로부터 종문(宗門)을 지켜 온 기둥이었다.”
위산스님께서 또 물으셨다.
“온 누리 중생들의 업식(業識)은 끝이 없어 기댈 근본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