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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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31


               “그럼,도리를 말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자 스님이 불자를 빼앗아 가지고는 가버렸다.



                 운거 석(雲居錫)스님은 말하였다.
                 “어느 곳이 앙산스님의 도리인가?”



               25.

               방(龐)거사가 물었다.
               “우러러보는 산[仰山]이라고 오래 전부터 들었는데,와서 보
            니 어째서 굽어보시오?”

               스님이 불자를 세웠더니 방거사가 “그럴 듯하군”하자 스님
            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이는 우러러보는 것입니까,굽어보는 것입니까?”
               그러자 방거사는 노주(露柱)를 치면서 말하였다.
               “아무도 없으나 이 노주(露柱)가 증명하고 있소.”

               스님이 불자를 던지면서 말하였다.
               “제방을 찾아가거든 마음대로 전하게.”



                 은정 잠(隱靜岑)스님은 말하였다.
                 “가엾게도 ‘작은 석가(앙산스님)’가 방거사에게 한 번 밀리고서
               는 그대로 정신을 못 차리는군.방거사가 노주(露柱)를 한 번 두
               들긴 뜻이 무엇인가?고래가 바닷물을 모두 삼켜 버리고 이슬이
               산호가지에 맺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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