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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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37
법등(法燈)스님은 말하였다.
“그대들은 말해 보아라.‘들어간다’라는 한마디의 말이 누구에
게 소용 있는지를.”
또 말하였다.
“상공은 무엇보다 번뇌를 일으키지 마소서.”
설두 중현스님은 앙산스님이 불자를 들었던 것에 대해 달리
대꾸하였다.
“불자가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또 뒷말에 대해서도 이렇게 달리 말하였다.
“나는 그대가 속인이라고 생각했었네.”
32.
위주(韋宙)스님이 위산스님께 게송 하나를 써달라고 하자 위
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얼굴을 마주하고 전해 주어도 모르는 둔한 놈이거늘,하물
며 종이나 먹으로 설명할 수 있으랴.”
이번에는 스님에게 와서 청하니,스님은 종이 위에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고 그 밑에 이렇게 주(註)를 달았다.
“생각하여 알면 두 번째에 떨어지고,생각하지 않고 알면 세
번째에 떨어진다.”
33.
스님이 사미였을 때,화안 통(和安通)스님이 스님을 부르며
침상을 가져오라고 하여 가지고 가자 이렇게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