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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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41
37.
스님은 절을 올리고는 태도를 가다듬고 올라가 절을 하였다.
동사스님이 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미 보았는데…….”
“ 이렇게 보았으면 되지 않을는지요.”
동사스님은 방장실로 되돌아가 문을 닫아 버리셨다.스님이
돌아와 위산스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 위산스님께서 말씀
하셨다.
“혜적아,무슨 심사[心行]냐?”
스님은 말하였다.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를 알 수 있었겠습니까?”
보복 종전(保福從展:?~928)스님은 말하였다.
“앙산스님이 한 짓은 모기가 무쇠소에 올라탄 꼴이다.”
승천 전종(承天傳宗)스님은 말하였다.
“앙산스님은 동사스님을 알았으니 억지로 도리를 설명해 주면
안 된다.설사 위산스님이 직접 동사스님에게 갔다고 하더라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38.
스님이 동사스님께 여쭈었다.
“한 길을 빌려 저쪽으로 지나갈 수 있겠습니까?”
“ 모름지기 출가사문이라면 단지 한 길[一路]이라도 용납해서
는 안 된다.달리 무엇이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