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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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위앙록
운문 문언(雲門文偃:864~949)스님은 말하였다.
“이 말은 모두가 자비 때문에 세속에 맞게 수준을 낮춘 얘기
라고 한다.”
위산 수(潙山秀)스님은 말하였다.
“요즈음 사람들은 모두가 자비 때문에 세속에 맞게 수준을 낮
춘 얘기라고 하나,달을 잡을 줄만 알았지 물이 깊은 줄은 몰랐
다 하리라.만약 운문스님이 당시에 입을 조심했더라면 아마도
후인들이 이렇게 말로 이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해
파리는 눈이 없기 때문에 먹이를 구하려면 반드시 새우를 의탁
해서 구해야만 한다.”
황룡 심(黃龍心)스님은 말하였다.
“운문스님과 앙산스님은 구슬을 받을 마음만 있었지 성(城)을
나눠 보상해 줄 의사는 없었다.이 스님에게 한꺼번에 허물을 뒤
집어썼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하리라.나 황룡은 오늘 다시 죽
은 말 고치는 의사[死馬醫:쓸데없는 짓 하는 사람]가 되리라.”
그리고는 불자를 집어 한 스님에게 건네주었는데 그 스님이
받는 순간 갑자기 몽둥이질을 하였다.
위산 철(潙山喆)스님은 말하였다.
“앙산스님은 전무후무한 사람[光前絶後]이었다고 할 만하다.
운문스님이 이처럼 종요를 펴서 천하의 납승을 단련하기는 했으
나,바람도 없는데 풍랑을 일으켰는데야 어찌하랴.여러분은 이
스님을 알겠느냐?직접 여산에서 왔느니라.”
황룡 진(黃龍震)스님은 말하였다.
“앙산스님은 이미 콧구멍(자기면목)을 잃어버렸는데 운문스님
이 다시 주해한들 어찌 그 잘못을 구제할 수 있으리요.나는 이
렇게 하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