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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53
다.이로부터 스님은 ‘작은 석가[小釋迦]’라 불리게 되었다.
동림 총(東林總)스님은 말하였다.
“이에 대해 모두들 삼대와 좁쌀처럼 헤아리면서 말하기를,‘이
눈 푸른 오랑캐가 온 종적도 없고 떠난 자취도 없으니 그야말로
전무후무하다.앙산스님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자재하게 쥐었다
놨다 하기는 어려웠으리라’고 한다.그러나 모든 선덕(禪德)들은
이 눈 푸른 오랑캐가 허공을 타고 왔다가 허공을 타고 가 일생을
허공 속에서 살 궁리를 하였다는 것은 사뭇 몰랐으니 무슨 전무
후무한 소식이 있으랴.가엾은 앙산스님도 그에게 두 통의 구정
물 세례를 받았다 하리라.당시 집운봉(集雲峯)아래에 애초부터
올바른 법령이 있었는데 무엇 때문에 시행하지 않았을까?대중은
말해 보라.어떤 것이 진정한 법령인지를…….쯧쯧.”
황룡 신(黃龍新)스님은 말하였다.
“가엾은 앙산스님이 그의 새빨간 거짓말에 속고 또 범서불경
을 꺼내자 다시 한 번 얼버무렸다.이제 또다시 낯선 승려가 허
공을 타고 온다면 이 운암(雲巖)의 문하에선 불러다가 다리나 씻
기라고 하리라.”
늑담 준(泐潭準)스님은 말하였다.
“애석하도다,앙산스님이 이 놈을 놓아주다니.당시에 나 보봉
(寶峯)이었더라면 멱살을 움켜쥐고서 유나(維那)더러 종을 치라
하여 큰방 앞에 대중을 집합시켜 놓고 죄상을 따지고 쫓아냈으
리라.하물며 불법은 인정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 않은가.이미
아라한(阿羅漢)이라 불리게 되었다면 모든 번뇌가 다하고 범행(梵
行)이 섰을 텐데,무엇 때문에 집에 돌아가서 편안히 있지 않고
산수나 유람하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