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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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위앙록
50.
스님께서 한 스님이 오는 것을 보시고는 불자를 세우자 그
스님은 대뜸 악!하고 고함쳤다.앙산스님은 말씀하셨다.
“고함[喝]이야 못 칠 것 없지만 말해 보아라.이 노승의 허물
이 어디에 있는지를.”
그 스님은 말하였다.
“경계를 가지고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맞지 않습니다.”
스님은 갑자기 그 스님을 후려치셨다.
51.
인도에서 공중으로 날아온 스님이 있었는데 스님께서 말씀하
셨다.
“요즈음 어디에 가 있다 왔는가?”
“ 인도[西天]에서 왔습니다.”
“ 언제 그곳을 떠났는가?”
“ 오늘 아침에 떠났습니다.”
“ 어찌해서 이리 늦었는가?”
“ 산도 유람하고 물도 구경했기 때문입니다.”
“ 신통유희는 없지 않다만 불법일랑 나에게 돌려줘야 하겠네.”
“ 중국[東土]에 찾아와 그저 문수보살을 친견하려 했는데 도
리어 ‘작은 석가’를 만났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 스님은 범서(梵書)패다라엽(貝多羅葉)
을 꺼내어 스님께 드리고 절을 올리고는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