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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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해로 기약 없다는 뜻)가 되어도 불가능하다.”
그 스님이 대답이 없자 앙산스님은 말씀하셨다.
“찾는 이가 있으면 거래[交易]가 있고,찾는 이가 없으면 거
래도 없다.내가 선종(禪宗)의 본면목을 이야기하자면 옆에 한
사람을 동반하려고 하여도 되지 않거늘 어찌 5백 명,7백 명이
있을 수 있으랴.내가 만일 도가 이러니저러니 하고 횡설수설하
면 앞을 다투어서 내 말을 들으려 올 터이니,이것은 빈주먹으
로 아이들을 속이는 것과 같아서 도무지 진실함이 없다.내가
이제 분명히 말하노니,거룩한 쪽의 일에도 마음을 두지 말고
오직 자기 자신의 성품바다를 향해 여실히 수행하되 3명(三明)
6 통(六通)을 바라지 말라.왜냐하면 이는 성인들의 주변적인 일
이기 때문이다.이제 마음을 알아 근본을 통달하기 바란다.근본
만 얻을 뿐 지말은 신경 쓰지 말라.언젠가 뒷날에는 저절로 갖
추어지리라.만일 근본을 얻지 못하면 비록 알음알이를 가지고
배운다 해도 되지 않으리라.그대들은 보지도 못하였느냐?위산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범부니 성인이니 하는 알음알이가 다하
여 참되고 항상함이 그대로 드러나면 사(事)와 이(理)가 둘이 아
니어서 여여한 부처[如如佛]다’라고 하셨다.”
47.
어떤 스님이 물었다.
“달마스님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은 무엇인지요?”
스님께서 허공에다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