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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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위앙록
소각 근(昭覺勤)스님은 말하였다.
“농사꾼의 소를 빼앗고 굶주린 사람의 음식을 빼앗는 것이 예
로부터 종문의 날랜 솜씨다.이 아라한은 많은 신통묘용을 갖추
었으나 앙산스님 앞에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헤 벌렸을
뿐이다.왜냐하면 학이 깊은 연못에 있으면 훨훨 날아오르기 어
렵고,용마[馬]는 천리 길이 아니면 제멋대로 날뛰기 때문이다.”
대위 태(大潙泰)스님은 말하였다.
“대중들이여!앙산스님은 사슴을 쫓아 앞으로 나갈 줄만 알았
지 제 몸이 그물에 떨어지는 줄은 몰랐다 하리라.존자(尊者)가
문장을 이루었는데 납승의 호흡이 상당히 들어 있다.알아들은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호랑이 수염을 뽑았다고 인정하리라.”
52.
스님이 동평(東平)스님의 회상에 머무를 때 위산스님께서 동
평스님을 통해 편지와 거울을 보내 주셨다.스님은 상당하여 거
울을 꺼내 들고 대중들에게 보여주면서 말씀하셨다.
“말해 보아라,이것이 위산스님의 거울인지 동평스님의 거울
인지를.동평스님의 거울이라고 한다면,이것은 위산스님께서
보내온 것이 아닌가?반대로 위산스님의 거울이라고 한다면 이
것은 동평스님의 손아귀에 있다.바로 말한다면 깨뜨리지 않겠
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깨뜨려 버리겠다.”
아무 대꾸가 없자 스님은 이윽고 거울을 깨뜨리고 바로 법좌
에서 내려오셨다.
오조 사계(五祖師戒)스님은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