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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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祖堂集 187


            먹으로 표현하겠는가.”
               그가 다시 스님께 와서 게송을 청하니,스님께서 종이에다

            원상(圓相)을 하나 그리고,그 원상 안에다 ‘아무는 삼가 답한다’
            라고 썼다.그 왼쪽가에는 ‘생각해서 알면 둘째 차원에 떨어진
            다’라고 쓰고,오른쪽가에는 ‘생각지 않고 알면 셋째 차원에 떨

            어진다’고 써서 봉하여 상공에게 주었다.



               12.

               어떤 이가 물었다.
               “활을 당긴 듯한 둥근달이 화살촉을 씹는다는 뜻이 무엇입니

            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화살촉을 씹고 입을 열려면 나귀해가 되도록 알지 못한다.”

               이때 남전(南泉)스님이 몸을 기울여 우뚝 서거늘 스님께서 이
            일을 물으니,남전스님이 이렇게 말했다.

               “화살촉을 씹고 입을 열려 한다면 ‘손해보고 이익 보면 됐지
            말로 설명할 여지가 어디 있으랴’한 국사의 말씀을 영영 알지
            못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수(淨修)스님이 말했다.

               “앙산의 화살촉 씹는 화두(話頭)는 생각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다.단 후학을 위해 지적해 줄 뿐이니,말을 하면 이것을 해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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