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5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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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祖堂集 195
“신심을 내지 않았으니 알았다,알지 못했다 말할 수 없습니
다.”
“ 그대는 꼼짝없이 성문[定性聲聞]밖에 안 되겠구나.”
“ 저는 부처도 보지 않습니다.”
25.
스님께서 어떤 물건을 들고서 위산스님에게 물었다.
“이럴 때가 어떠합니까?”
“ 분별은 색진(色塵)에 속하니,나는 그러한 경지에서는 그렇
게 하기도 하고,그렇게 않기도 한다.”
“ 스님께서는 몸이 있어도 쓸모가 없으시군요.”
위산스님이 물었다.
“공부 잘되느냐?”
스님께서 대답했다.
“저는 신심도 내지 않습니다.”
“ 어째서 신심도 내지 않았는가?”
“ 제가 누구를 믿어야 되겠습니까?”
“ 있음을 믿지 않는가?없음을 믿지 않는가?”
“ 믿지 않으면 있다 없다 말할 수 없습니다.”
“ 그대는 결정코 성문[定性聲聞]밖에 안 되겠구나.”
“ 저는 이 경지에 이르러 부처도 보이지 않습니다.”
“ 그대가 뒷날 나의 가르침을 펴면서 활개를 치고 다니면 나
도 그대를 따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