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0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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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옷을 입었다.이 뒤로 스스로가 잘 살펴라.이 의발은 예로부
            터 전한 것이니 꼭 알맞는 사람을 만나야 되는데,내가 이제 그

            대에게 전하니 애써서 지키되 20년 동안은 절대로 나의 가르침
            을 펴지 말라.반드시 난리가 날 것이다.그 뒤에는 미혹한 무리
            들을 잘 교화하라> 하셨다.내가 어디로 가야 이런 난리를 피

            하겠습니까 하니,오조스님께서 대답하시되 <회(懷)를 만나면
            숨고,회(會)를 만나면 도망하라> 하시니 회(懷)는 곧 회주(懷州)

            요,회(會)는 곧 사회현(四會縣)이다.그리고 <다른 성,다른 이
            름으로 살면 편안하리라> 하셨다.’
               ‘ 황매에서 머리는 깎았으나 선종의 면목은 전혀 알지 못했더

            니,이제 들어갈 자리를 지시해 주시니 사람이 물을 마시매 차
            고 더운 것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습니다.앞으로 행자께서 제

            스승이오니 지금 곧 이름을 도명(道明)이라고 고치겠습니다.’
               ‘ 그대가 그렇다면 나도 그러하리라.그대와 더불어 함께 황매
            를 섬긴 점에서는 다르지 않으니 잘 보호해 지니라.’

               “ 스님께서는 빨리 남쪽을 향해 떠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쫓아오고 있습니다.제가 그들을 지도해
            서 길을 돌리게 하기까지 기다리십시오.이제는 저는 스님 곁을

            떠나 북쪽으로 가렵니다.’
               도명스님이 고갯마루에서 헤어져 북을 향해 가는 도중에 호

            주(虎州)에서 과연 노행자를 찾는 50여 명의 스님들을 만났다.
            도명스님이 그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대유령(大庾嶺)과 회화진
            (懷化津)에서 각각 대엿새를 묵으면서 여러 골목을 골고루 수소

            문해 보았으나 아무도 그러한 행색을 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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