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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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위앙록
‘가려낼 수 있습니다.’
‘ 제방에서 학인들이 와서 조계(曹溪)의 참뜻을 묻는다면 그대
는 어떻게 대답하는가?’
‘ 저는 그에게 <대덕(大德)은 어디서 왔는가> 하고 물어 학
인이 <제방의 노숙에게서 왔습니다> 하면 제가 즉시 한 경계
를 들어서 <제방의 노숙들도 이렇게 말하던가,말하지 않던가>
하고 묻습니다.혹은 한 경계를 들어 보이고는 말하되 <이것은
그만두고 제방 노숙들의 뜻은 어떠하시던가> 합니다.이러한
두 가지 법칙인 경계(境界)와 지혜(智慧)입니다.’
‘ 매우 좋은 말이다.과연 예로부터 전하는 종문의 기둥[牙爪]
이로구나.’
위산스님께서 또 물으셨다.
‘갑자기 어떤 사람이 묻되 일체 중생은 다만 끝없는 업식(業
識)뿐이라 의거할 근본이 없다고 한다면 그대는 어떻게 대답하
겠는가?’
‘ 갑자기 그 학인을 불러 그가 <네> 하고 대답하면 다시 제
가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묻겠습니다.그가 모른다고 하면
저는 그에게 말하되 <너 역시 의거할 근본이 없을 뿐 아니라
업식이 망망한 사람이로다!> 하겠습니다.’
위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사자의 젖[乳]한 방울과 당나귀의 젖 여섯 섬[斛]이
동시에 쏟아져 나와 흩어지는 경지로구나!’
위산스님께서 또 물으셨다.
‘그대 주변에도 선법(禪法)을 배우는 납자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