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3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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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祖堂集 203
‘한두 사람이 있기는 하나 그저 얼굴 앞이거나 등뒤일 뿐입
니다.’
‘ 어찌하여 얼굴 앞이거나 등뒤라 하는가?’
‘ 남 앞에서는 가르침을 받아들이나 다른 사람을 대하면 마치
등뒤와 같습니다.그들이 자신을 비추어 밝히는 경계를 따져 보
면 업성(業性)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 내 주변에는 선법을 배우는 납자가 있는가?’
‘ 위산에서 나온 지가 오래되어서 있다 해도 알 수 없습니다.’
위산스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그대가 가지고 있는 안목(眼目)이 위산에도 있던가?’
‘ 있다 해도 여러 도반이나 사형사제들과 자세한 토론을 한
적이 없으므로 그들의 안목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
다.’
‘ 대안(大安)은 어떤가?’
‘ 그를 모릅니다.’
‘ 종심(從諗)은 어떠한가?’
‘ 그도 모르겠습니다.’
‘ 지화(志和)는 어떠한가?’
‘ 그도 모르겠습니다.’
‘ 지우(志遇)는 어떠한가?’
‘ 그도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위산스님께서 ‘내가 물은 것을 그대는 모두 모른다
하니,무슨 뜻인가?’하고 꾸짖으셨다.
이때 내가 스님께 여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