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6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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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위앙록


            먹인다 함은 자주자주 재(齋)를 지낸다는 뜻이요,만(滿)의 환난
            을 만난다 함은 여주(汝州)의 장정만(張淨滿)이 신라의 사문 김

            대비(金大悲)에게 팔려 육조스님의 머리와 의발을 훔치게 된다
            는 뜻이요,양과 유가 벼슬아치가 된다는 것은 양(楊)은 소주(韶
            州)의 자사(刺史)요,유(柳)는 곡강(曲江)의 현령(縣令)이니,이 사

            실을 깨닫고 석각대(石角臺)에서 붙든다는 뜻입니다.화상께서도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는 나도 아직 얻지 못한 행통(行通)으로서 6신통의 하나에
            속한다.’
               ‘ 스님께서 지금 남들의 견해를 인가[記]하시는 것은 옳겠지만

            사람들의 행해(行解)를 예언하시는 것은 알음알이[人情]에 속하
            는 것이어서 불법(佛法)이 아닙니다.’

               위산스님께서 기뻐하면서 말씀하셨다.
               ‘백장(百丈)스님께서는 10여 사람에게 불법을 안다,선(禪)을
            안다라고 수기하셨고 그 뒤로 백․천 명이 둘러싸고 있었지만

            스님께서 그 숫자에 집착되셨겠는가?’
               ‘ 그렇게 될까 걱정입니다.그렇다면 성현의 뜻은 헤아리기가
            어려워 거슬리든 맞든 제가 알 바 아닙니다.’

               ‘ 그대도 뒷날 사람들의 공부를 수기하겠는가?’
               ‘ 만일 수기를 한다면 견해만을 수기하고 행해는 수기하지 않

            겠습니다.견해는 말[口密]에 속하고 행해는 마음[意密]에 속하
            는데,조계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으므로 감히 남을 수기하지 못
            하겠습니다.’

               ‘ 그대는 어찌하여 수기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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