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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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祖堂集 209
29.
도존(道存)스님이 다시 물었다.
“위산스님을 하직할 때 무슨 말씀을 해주셨습니까?”
“ 내가 스님을 하직할 때 분부하시기를,‘5․6년 동안 내가
있단 말을 듣거든 돌아오고,내가 없단 말을 듣거든 스스로가
살아갈 길을 선택해서 힘쓰라.잘가거라’하셨다.”
30.
도존스님이 다시 물었다.
“스님께서 지금 조사의 가르침을 전해 받으시고도 후학(後學)
들에게 수기(授記)를 주지 않으시면 그들은 어찌합니까?”
“ 내가 분명히 말해 주겠다.지금 나는 남에게서 견해[見解]를
시험하지 남의 행해(行解)는 시험치 않는다.행해는 의밀(意密)에
속하는 것이니,경계를 대할 때 무거운 곳으로 치우쳐 흘러 업
의 밭에 싹이 돋거늘 딴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어떻게 그들을
수기하겠는가?
듣지 못했는가.대이(大耳)삼장께서 서천(西天)에서 와서 숙
종(肅宗)을 만났는데 숙종이 묻기를,‘삼장은 무슨 법을 아시오?’
하니,‘타심통(他心通)을 잘 알고 있습니다’하였다.그리하여 숙
종이 중사(中使)를 혜충국사(慧忠國師)에게 보내 삼장이 정말 타
심통을 아는지를 시험케 했다.국사께서 경계에 마음이 반연하
는가를 시험했는데 삼장이 과연 생각이 간 곳을 알았으니,경계
에 반연했기 때문이다.나중에 국사께서 삼매에 들어 마음이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