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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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번역했다.이것이 첫 번째로서 위의 목록에 나타나 있다.
둘째는 강릉(江陵)신흥사(新興寺)에서 절두(截頭)삼장이 번역한
것으로 범어의 질다를 삭삭생념으로,범어의 건율다를 무심으로
번역했으니,이것이 둘째 것이다.뜻은 같은데 범어와 한어(漢
語)에는 차이가 있다.만일 달마스님이 경을 가지고 왔다면 뜻
을 구체적으로 번역한 것이 어느 해이던가?또 어느 지방에 퍼
졌었는가?
듣지 못했는가.육조스님께서 조계(曺溪)에 계실 적에 설법하
기를,‘나에게 무엇이 있는데 본래 이름도 없으며,머리도 꼬리
도 없고,나와 남도 없고,안도 바깥도 없고,모나고 둥긂도 없고,
크고 작음도 없고,부처도 아니며 물건도 아니다’하시고는 다시
묻기를,‘이것이 무엇인가?’하니,대중이 아무 말도 없었다.
이때 신회(神會)라는 사미가 나서서 대답하기를,‘저는 그것
을 알고 있습니다’하니,육조스님께서 ‘이 말 많은 사미야,안
다고 하는 그것은 무엇이라 하겠느냐?’하였다.신회가 다시 ‘이
는 부처님들의 근본이자 저의 불성입니다’하니,육조스님께서
는 주장자를 찾아 사미를 때리면서,‘내가 너에게 이름도 없다
했거늘 어째서 근본이다,불성이다 하는 이름을 붙이는가?’하
였다.그때 신회는 본원이니 불성이니 하고도 몽둥이를 맞았는
데,지금은 달마스님께서 경을 가지고 왔다 하는구나.이는 달마
스님을 기만하고 조종(祖宗)에 누를 끼치는 짓이니,무쇠 방망이
를 맞아야 될 것이다.
그러나 불법이 이 땅에 들어온 지 3백여 년 동안에 앞뒤의
임금들이 경론(經論)을 번역한 것이 적지 않음을 어찌하겠는가?